기 · CHAPTER 05

전쟁 · 다샤푸라의 포위

열 해 만에 돌아온 날, 여왕은 사람들을 성 안으로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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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해 만에 아들이 돌아온 날, 여왕은 또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았다.

왕자가 다샤푸라에 들어온 날 성문은 해가 지기 전에 닫혔다. 바깥에서는 마지막 가축 떼가 몰려왔고, 성 안에서는 창고를 열라는 사람들이 소리쳤다. 성벽에 오른 아린드라는 멀리 이어진 적의 불빛을 보았다. 별이 땅으로 내려온 것 같았지만, 그 불빛 사이마다 사람이 있었다.

여왕은 왕자의 붕대를 먼저 보았다.

“다쳤느냐.”

“깊지는 않습니다.”

“보여 다오.”

그녀는 아들의 팔을 만졌다. 보고 싶었다는 말은 그다음에 나왔다. 아린드라도 돌아왔다는 말만 했다. 대전에서 헤어질 때 준비했던 훌륭한 대답은 이번에도 소용이 없었다.

회의에서 수바후는 적에게 금을 주자고 했다. 다라세나는 구원군이 모일 때까지 버티자고 했다. 아린드라는 창고 장부를 요구했다.

“먹을 것이 몇 날 남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장부에는 스무 날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타라가 창고 바닥을 확인하자 아래쪽 곡식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남은 것은 열사흘 분이었다. 여왕의 입술이 하얗게 굳었다. 수바후가 장부를 만든 관리들을 불러 벌하자고 했다.

“먼저 쌀을 옮긴다.”

아린드라의 말에 여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첫 공성 사흘 동안 바흐람은 성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나루와 외곽 우물을 차지하고, 성 안으로 쏘는 화살에 항복문을 매달았다. 넷째 날에는 사다리가 왔다. 젖은 가죽을 덮은 이동식 가림막 아래서 병사들이 해자를 메웠다.

성벽 위의 돌이 떨어졌다. 사다리 하나가 부러졌지만 옆에서 다른 사다리가 섰다. 아린드라는 칼을 뽑고 올라오는 병사를 밀어냈다. 피가 손등에 묻었을 때 누구의 것인지 몰랐다. 다라세나가 그의 뒤를 막으며 외쳤다.

“아래를 보지 마라! 다음 사다리!”

왕자는 고개를 들었다. 이미 다른 사람이 성벽에 손을 걸고 있었다.

해 질 무렵 북문 앞에 코끼리들이 나타났다. 몸집 큰 짐승들이 문을 향해 움직이자 성 위의 신병 하나가 창을 놓쳤다. 아린드라는 그를 꾸짖지 않고 여분의 창을 건넸다.

“내 손도 떨린다. 그러니 창을 벽에 받쳐.”

밤의 공격은 북문에 집중되었다. 아린드라는 그 소란 뒤에서 동쪽 배수로를 살폈다. 낮에 본 물의 높이가 달라져 있었다. 적이 바깥 수로를 막고 있었다. 물이 더 차면 성벽 아래의 오래된 흙이 풀릴 터였다.

그는 장부에서 보았던 낡은 수문을 떠올렸다. 여왕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지도를 펴 보였다.

“이곳을 열어야 합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여왕은 ‘안 된다’고 하려다가 지도를 보았다.

“네가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말해라.”

아린드라는 길과 위험을 설명했다. 여왕은 다 듣고 나서 병사 열둘을 붙였다. 이번에는 아들의 하루를 정하는 손이 아니라, 그가 하려는 일을 함께 준비하는 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