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 · CHAPTER 06

회고 · 새벽의 작은 판

대국을 사흘 앞둔 새벽, 왕자는 전차를 내주고 보병을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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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을 닫기 전, 여왕은 아들의 칼을 본 적이 없었다. 어머니와 둘 판을 사흘 앞둔 새벽이었다.

아린드라은 그날 밤에도 서고에 불을 켜 두었다. 대신 자신은 서고에 없었다. 타라가 돌아왔을 때 그의 의자에는 망토가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비를 받는 그릇 하나가 뒤집혀 있었다. 늘 훈련장에서 들리던 박자가 궁전 뒤쪽에서 작게 울렸다.

버려진 마구간에서 다라세나 장군이 목검을 들고 있었다. 왕자는 무릎을 굽힌 채 장군의 손목을 보고 있었다.

“또 손끝만 본다.”

장군이 칼을 휘둘렀다. 아린드라은 막았지만 발이 늦었다. 어깨를 맞고 짚더미에 넘어졌다. 타라는 문턱에서 숨을 삼켰다.

“대승을 하실 분이 여기에 누워 계십니까?”

아린드라이 일어나며 먼지를 털었다.

“여기서 지면 목숨은 안 잃으니까.”

그는 열다섯 살부터 다라세나에게 배웠다. 처음에는 여왕의 일정대로 훈련했다. 그러나 공개 훈련에서는 누구도 왕자를 제대로 때리지 않았다. 다라세나는 그에게 넘어지는 법을 가르치려고 밤을 골랐다. 아린드라은 낮에 서고로 돌아갔고, 궁정은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그를 책벌레로 불렀다.

“왜 여왕께 말씀하지 않습니까?”

타라의 물음에 다라세나는 목검을 세워 두었다.

“처음에는 자기가 이길 때 말하겠다고 했지. 그다음에는 말을 안 하는 게 습관이 됐다.”

아린드라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니가 제 공부를 전부 전쟁 준비라고 부르실까 봐 겁났어.”

“그래서 네 어머니는 네가 아무 준비도 하지 않는다고 믿게 됐고.”

장군의 목소리는 낮았다. 아린드라은 반박하지 못했다.

그들은 칼을 내려놓고 작은 판을 폈다. 다라세나는 왕자의 전차를 먼저 잡았다. 아린드라은 잃은 말을 바라보다가 보병을 앞으로 밀었다.

“검을 쥐어도 이런 식으로 싸울 거냐. 큰 칼 하나를 내주고?”

“사람은 이렇게 못 내줍니다.”

“그런데 왜 판에서는 내주지?”

아린드라은 한동안 생각했다.

“판의 말은 다음 판에 돌아오니까요.”

다라세나는 흰 보병을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그 차이를 잊지 않으면 네 책도 쓸모가 있겠지.”

새벽이 올 때까지 아린드라은 세 번 졌다. 타라는 대국을 받아 적다가 마지막 장에 훈련 날짜를 적었다. 아린드라은 그 장을 찢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마구간 밖에서 물 긷는 소리가 났다. 늙은 마부가 양동이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북쪽 나루에서 왔습니다. 왕자님이 보내신 말대로 지붕을 보수했다더군요.”

아린드라은 안도했다. 그리고 곧 얼굴을 굳혔다.

“왜 지금 오셨습니까? 나루의 말들은 누가 돌봅니까?”

“군인들이 데려갔습니다. 강 건너에서 사신이 왔다고.”

다라세나가 아린드라을 보았다. 강 건너 북쪽에는 후나계 군벌 바흐람의 세력이 뻗어 있었다. 사신이 말을 타고 오는 것과 나루의 말들을 징발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