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놓아준 한 수여왕이 멀리 달리던 시대

결 · CHAPTER 18

여왕이 멀리 달리던 시대

인쇄소에서 여왕의 말이 길게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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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간 책의 갈래는 바다를 따라 또 다른 언어를 얻었다. 살마의 사본은 의사의 제자에게, 그 제자의 책장은 이름 모를 번역자에게 넘어갔다. 어떤 사람은 전쟁을 덜었고 어떤 사람은 여왕의 편지를 베껴 자기 아이에게 주었다.

열다섯 번째 세기 말, 지중해와 가까운 도시의 인쇄소에서 이네스는 낡은 필사본 한 권을 조판하고 있었다. 주인은 놀이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새 규칙의 해설서 뒤에 붙이면 잘 팔릴 거라고 했다.

이네스가 익숙하게 배운 체스에서는 여왕의 힘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손님들이 가져온 새로운 방식에서 여왕은 곧은 길과 비스듬한 길을 길게 달렸다. 비숍도 열린 대각선을 따라 멀리 움직였다. 몇 수 만에 오래된 방어가 무너졌다.

“너무 빠릅니다.”

견습공이 말했다.

주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 책이 팔리지.”

이네스는 인도 여왕의 이야기에서 신하 말을 설명한 대목을 읽었다. 지금 자기 판에 있는 여왕과는 달랐다. 어떤 독자는 두 여왕을 같은 말로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여백에 ‘이 옛이야기의 말 걸음은 여기 설명한 새 규칙과 같지 않다’고 넣었다.

주인은 그 문장이 눈에 거슬린다고 했다.

“독자는 이야기를 좋아해. 주석이 아니라.”

“잘못 읽은 이야기도 좋아하겠지요.”

이네스는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글씨를 조금 작게 줄였다.

그녀의 남동생 토마스는 장사를 배우러 다른 도시로 가고 싶어 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이네스는 그를 돌보았다. 가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길의 도둑과 질병부터 이야기했다. 마침내 토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날 저녁 이네스는 시험 인쇄지를 들고 집에 왔다.

“읽어 봐.”

토마스는 여왕과 왕자의 대국을 읽었다.

“누나는 나보고 이기라는 거야?”

“아니.”

이네스가 말했다.

“너를 보내는 데 내가 져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녀는 여행에 쓸 돈을 탁자에 놓았다. 넉넉하지 않았다. 토마스는 동전을 세지 않고 언니를 안았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새 규칙으로 체스를 두었다. 이네스의 여왕이 판을 가로질러 동생의 왕을 몰았다. 토마스가 크게 웃었다.

“책 속의 여왕도 이렇게 움직였으면 왕자가 못 떠났겠네.”

이네스는 작은 나무 여왕을 들었다.

“그 여왕은 말보다 멀리 갔어. 자기 손을 거두었으니까.”

인쇄된 책은 같은 문장을 여러 권에 남겼다. 하지만 동생이 떠난 날 이네스가 문 앞에서 몇 번이나 돌아보았는지는 어떤 책에도 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