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놓아준 한 수전쟁 · 코끼리 부대의 새벽

승 · CHAPTER 09

전쟁 · 코끼리 부대의 새벽

곡창 요새의 틈으로 인질이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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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의 틈으로 사람이 걸어 나왔다. 판에서는 그 칸에 말이 있었을 것이다.

바흐람은 포위를 풀고 북쪽 곡창 요새로 물러났다. 패주처럼 보였지만 기병은 질서 있게 빠졌다. 그는 빼앗은 곡식과 인질을 요새에 넣어 두고, 말라바 군대가 굶주린 성을 버리고 추격하기를 기다렸다.

아린드라는 추격을 서두르지 않았다. 다샤푸라에 닷새 분의 곡식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연합군과 합류했다. 여왕은 성에 남았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돌아갈 도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원군에는 코끼리 여덟 마리가 있었다. 부대장 난다는 코끼리보다 작은 몸으로 여덟 마리의 기수를 지휘했다. 아린드라는 가장 큰 수컷을 보고 이름을 물었다.

“마탕가입니다.”

“저 성문을 부술 수 있습니까?”

난다는 요새를 보고, 해자를 보고, 짐승의 발을 보았다.

“문까지 살아서 갈 수 있다면요.”

왕자는 그 대답을 회의 때 그대로 옮겼다. 장군들은 성문이 아니라 길을 먼저 보았다.

사흘 동안 활쏘는 병사들이 성벽 위의 움직임을 막았다. 방패를 든 공병들은 해자의 좁은 구간을 메웠다. 밤마다 적이 나와 흙자루를 걷어 갔고, 새벽마다 다시 채웠다. 타라는 후방의 치료소에서 공병의 손을 씻기다 손톱 밑에서 흙과 피가 함께 나오는 것을 보았다.

넷째 밤에는 옛 물길을 아는 농부가 왔다. 바흐람의 군대에 곡식을 빼앗긴 사람이었다. 그가 가리킨 곳은 요새 서쪽의 낮은 벽이었다. 오래전 증축한 부분이라 돌 사이의 결속이 약했다. 공병들은 방패와 어둠을 빌려 그 아래를 파냈다.

공격 당일 새벽, 바흐람은 성문 앞에 코끼리가 선 것을 보았다. 그는 궁수들을 북문으로 모았다. 아린드라는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작은 깃발을 내렸다.

서쪽에서 나팔이 울렸다.

공병들이 물러난 뒤 낮은 벽이 먼지를 뿜었다. 나무 받침이 꺾이고 아래쪽 돌이 흘러내렸다. 성 위 병사들이 한쪽으로 달려갔다. 그때 북문 앞으로 마탕가가 걸어왔다.

난다는 짐승을 뛰게 하지 않았다. 해자를 메운 길이 무너지지 않는지 한 걸음씩 확인했다. 등 위의 궁수가 활을 당겼고, 양옆의 보병들이 성 위를 향해 방패를 들었다.

마탕가의 이마가 문에 닿았다. 둔한 소리가 골짜기를 울렸다. 첫 충격에 문틀의 먼지가 떨어졌다. 두 번째에는 나무를 묶은 쇠가 비틀렸다. 적이 위에서 돌을 밀자 오른쪽 코끼리의 기수가 팔을 맞았다. 짐승이 뒤로 흔들렸고, 난다는 즉시 그 짐승을 빼냈다.

아린드라는 빈자리를 보고도 다른 코끼리를 몰아넣으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궁수들에게 성루의 돌무더기를 겨누게 했다. 화살이 석재 사이에 박히자 적의 손이 멎었다.

세 번째 충격에 문틀 한쪽이 꺾였다.

마탕가가 어깨를 밀었다. 거대한 문짝이 안으로 넘어졌고, 그 옆에 붙은 약한 벽이 돌과 흙을 쏟았다. 아침 햇빛 속에 성의 한 귀퉁이가 사라졌다. 병사들은 먼지 때문에 적도 아군도 볼 수 없었다.

“코끼리 뒤에 붙지 마라! 간격을 벌려!”

난다가 외쳤다. 아린드라는 그 명령을 반복했다. 함성이 아니라 명령이 먼지를 통과했다.

기병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왕자는 바흐람이 열린 서쪽 틈으로 달아날 것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 틈에서 나온 것은 기병이 아니라, 목에 밧줄이 묶인 사람들이었다.

인질들이었다. 바흐람의 병사들이 그들 뒤에서 활을 들었다.

아린드라가 손을 들었다. 말라바의 화살이 멎었다. 그 짧은 침묵을 타고 바흐람의 기병들이 다른 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