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 CHAPTER 16
동쪽 판에는 강이 있었다
다른 사본이 중국 서쪽 교역 도시에서 새 판으로 옮겨진다.
서쪽의 사본에 살마의 여백이 생기기 훨씬 전, 다샤푸라에서 베낀 다른 책 한 묶음은 북쪽으로 향했다. 타라의 제자가 만든 얇은 발췌본이었다. 두꺼운 전쟁 기록을 줄이고 대국과 여왕의 편지를 남긴 책이었다.
그 책은 산길과 오아시스를 건넜다. 한 장은 불을 피우는 데 쓰였고, 다른 한 장은 비에 젖어 글자가 서로 붙었다. 상인들이 전한 놀이와 함께 움직였지만, 책과 놀이가 언제나 같은 사람의 짐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열 번째 세기 무렵, 중국 서쪽의 어느 교역 도시에서 목공 린허가 그 발췌본의 번역을 얻었다. 그는 외국말을 읽지 못했다. 역관이 읽어 주는 동안 린허의 딸 샤오란이 들리는 대로 새 종이에 적었다.
“왕자가 어머니에게 이겨서 집을 떠났다.”
린허가 웃었다.
“우리 집에서는 네가 매일 이기는데 왜 안 떠나느냐?”
“아버지가 밥을 해 주시니까요.”
그들이 쓰던 판에는 가운데 강이 있었다. 말들은 칸 안이 아니라 선이 만나는 곳에 놓였다. 장수는 정해진 궁을 벗어나지 못했고, 포는 다른 말을 사이에 두고 멀리 있는 상대를 위협했다. 린허는 인도의 그림과 자기 판을 번갈아 보았다.
어느 쪽이 먼저냐는 이야기는 술집에서도 갈렸다. 이 나라의 옛 전쟁에서 나왔다는 사람도, 서쪽에서 온 놀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린허는 어느 쪽도 증명할 수 없었다. 다만 남쪽에서 온 손님과 두려면 규칙을 먼저 맞추어야 한다는 것만은 잘 알았다.
도시의 군관이 발췌본을 보고 찾아왔다. 그는 여왕과 왕자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인도의 판 모양대로 새 세트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먼 나라의 오래된 전술을 익히려는 것이다.”
린허는 주문한 대로 만들었다. 그런데 군관은 새 판에서 진 뒤 자기 고장의 말 걸음을 쓰겠다고 했다. 강을 그려 넣고 포도 더하라고 했다. 목공은 값을 다시 계산했다.
군관이 화를 내자 샤오란이 물었다.
“이 판은 어느 나라 판으로 만들까요?”
군관은 잠깐 말이 없었다. 결국 두 벌을 만들게 했다.
그날 밤 린허는 딸과 익숙한 강 있는 판을 폈다. 샤오란은 포 뒤에 받침이 될 말을 두었다. 린허는 자기 말을 잡으려던 손을 멈췄다. 그녀가 만든 길을 이제야 보았다.
“그 인도 여왕도 이렇게 보았을까?”
샤오란이 물었다.
“무엇을?”
“자기가 아는 아이보다 먼저 움직인 아이요.”
린허는 대답 대신 말을 옮겼다. 딸이 이겼다.
샤오란은 번역본의 마지막에 그날의 짧은 대국을 덧붙였다. 외국의 왕자가 이긴 이야기 뒤에 이름 없는 목공이 진 이야기가 붙었다. 책은 얇아졌지만, 담긴 사람은 한 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