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놓아준 한 수전쟁 · 무너진 성문 너머

승 · CHAPTER 07

전쟁 · 무너진 성문 너머

북문이 터진 뒤 왕자는 길 하나를 비우고 나머지는 보병으로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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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문 안에서 왕자는 길을 하나 비웠다. 그 빈 길은 판 위에도 있었다.

수문까지 가는 길은 허리 아래로 물이 찼다. 아린드라는 앞장서다가 길을 아는 늙은 석공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타라는 성 안에 남아 창고 사람들을 동쪽 높은 곳으로 옮겼다. 수문을 열면 빠져나갈 물의 방향을 먼저 비워야 했다.

석공들이 막힌 돌을 걷어 냈다. 수문이 조금 움직이다 멎었다. 아린드라가 힘을 보태려 하자 노인이 그를 밀었다.

“팔의 상처나 벌어집니다. 저 나무 받침을 가져오십시오.”

왕자는 시키는 대로 했다. 지렛대가 내려가고 검은 물이 틈을 뚫었다. 바깥의 공병들이 놀라 뒤로 물러났다. 공격용 가림막 아래로 물이 번졌고, 흙자루로 메운 길 한쪽이 가라앉았다.

그러나 북문에서는 이미 두 번째 빗장이 부러지고 있었다.

코끼리 한 마리가 문에 몸을 붙였다. 기수는 낮고 길게 명령을 반복했다. 뒤쪽에서 창병들이 함성을 질렀다. 세 번째 빗장이 갈라지며 안쪽 흙바닥에 문짝이 쓰러졌다. 파편과 먼지 너머로 코끼리의 머리가 들어왔다.

성 안의 병사들이 흩어졌다. 누구도 무너진 문 앞에 그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여왕은 돌계단 위에서 북을 치게 했다. 도망치던 병사들이 약속한 집결지로 돌아섰다. 문 안의 거리는 피란민을 내보내 비워 둔 뒤였다.

큰 짐승이 문을 통과한 순간 양쪽 골목에서 방패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코끼리를 창으로 둘러싸려 하지 않았다. 뒤따르는 적의 보병이 넓게 퍼지지 못하도록 골목을 막았다. 겁먹은 코끼리가 머리를 흔들자 기수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아린드라는 배수로에서 올라와 그 장면을 보았다. 그는 곧장 코끼리를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남쪽 창고의 문을 열게 하고 그쪽으로 빈 길을 남겼다. 기수는 짐승을 돌려 넓은 쪽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적의 선두와 뒤쪽 보병 사이가 벌어졌다.

“지금!”

다라세나의 군사들이 그 틈을 막았다. 무너진 문을 다시 세울 시간은 없었다. 대신 수레와 돌, 곡식 빈 자루로 낮은 방어선을 만들었다. 여왕은 자신의 호위대를 내려보냈다. 아린드라는 그들과 함께 싸웠다.

그는 잘 싸웠다. 다라세나가 가르친 걸음이 살아 있었고, 상대의 어깨가 움직이기 전에 몸을 옮겼다. 그러나 칼 하나로 전열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뒤에서 방패를 받친 병사와 다친 사람을 끌어낸 인부가 없었다면 그의 걸음도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밤이 지나 적군이 물러났을 때, 성문 자리에는 아무 문도 없었다. 아린드라는 바닥에 앉아 숨을 쉬었다. 다라세나는 부러진 창에 기대 서 있었다. 여왕은 사망자 명단을 받았다.

“이겼습니까?”

젊은 병사가 물었다.

아린드라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명단 맨 아래에 이름을 묻는 표시가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성 밖에서 구원군의 봉화가 올랐다. 말라바의 동쪽 영주들이 드디어 군사를 모아 온 것이었다. 여왕은 봉화를 한참 보다가 아들에게 말했다.

“이제 성 밖의 일을 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