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 CHAPTER 14
회고 · 열 해의 첫 편지
왕위에 앉은 밤, 떠난 첫해에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되돌아온다.
왕위에 앉은 밤, 그는 떠난 첫해의 편지를 떠올렸다. 요새가 함락되었다는 편지와는 다른 글이었다.
마가다를 향한 길은 아린드라가 지도에서 짚었던 선보다 길었다. 낡은 다리는 강물에 잠겼고, 두 마을은 서로 다른 이름으로 같은 나루를 불렀다. 길잡이와 다투다가 타라가 먼저 수레에서 내렸다.
“지도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왕자는 그 말을 들은 뒤에야 책을 접었다.
그들이 머문 배움의 집에는 서로 다른 고장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 경전을 외우는 사람과 수를 계산하는 사람, 약초를 말리는 사람이 같은 우물을 썼다. 왕자는 그곳에서 바수미트라라는 스승을 만났다. 스승은 왕자의 소개장을 읽고도 좋은 방을 내주지 않았다.
“여기서 무엇을 얻으러 왔느냐?”
“나라를 다스릴 지식을요.”
“그러면 오늘은 부엌에 가거라. 네가 먹을 쌀이 얼마나 드는지부터 알아라.”
아린드라는 처음에 그 말이 시험인 줄 알았다. 사흘이 지나도 시험은 끝나지 않았다. 곡식 자루를 나르고, 벌레 먹은 낟알을 골라내고, 열이 난 학생의 물을 갈았다. 나흘째 스승이 물었다.
“군사 천 명을 한 달 먹이려면?”
왕자는 셈을 했다. 스승은 고개를 저었다.
“짐꾼은 안 먹느냐. 코끼리는 풀을 안 먹느냐. 비를 맞은 쌀은 장부에 적힌 만큼 남아 있느냐.”
아린드라는 답을 지웠다.
낮에는 수와 의술을 배웠다. 새벽에는 이웃 마을의 궁수에게 활을 배웠다. 궁수는 왕자가 장군에게 배웠다는 말을 듣고도 과녁을 가까이 놓았다.
“사람은 멀리 있는 적에게 쏘려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맞히기도 한다. 가까운 것부터 보아라.”
두 달 뒤 아린드라는 움직이는 짚단을 맞혔다. 석 달 뒤에는 맞힐 수 있어도 쏘지 않는 연습을 했다. 사람 역할을 하는 학생이 과녁 앞으로 뛰어들면 활을 낮추어야 했다.
타라는 그 옆에서 치료법을 적었다. 기록할 책이 부족해지자 그녀는 궁정 대국의 뒷면에 글을 썼다. 왕자가 전차를 잃은 자리 뒤에는 부러진 뼈를 고정하는 그림이 생겼다.
어느 저녁 아린드라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이 배운 내용과 새벽 훈련을 적었다가, 마지막 문장을 오래 바라보았다.
‘저는 전부터 검을 배웠습니다.’
그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야 손이 떨렸다. 허락받는 것보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답장은 한 달 뒤에 왔다. 여왕은 훈련을 숨긴 일에 화가 났다고 썼다. 동시에 낮의 훈련에서 누구도 왕자를 제대로 상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이 살피지 못했다고 썼다.
마지막 줄은 짧았다.
‘다치거든 감추지 마라.’
왕자는 편지를 두 번 읽었다. 그날 밤에는 서고의 빗물 소리가 꿈에 나왔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그릇을 하나씩 비우고 있었다.